2차덕질계
신연재분; 당착,앙금 짤막감상 본문
당착(2) 감상
오늘 연재분에서 텐카가 '매개체가 없으면 귀신을 못 부른다? 고 하는 장면이 꼭 얻은 정보를 뇌내 노트에 입력하는 것 같다'고 슈님이 말씀. 이어서, 외국인도 무당 될 수 있냐는 개그컷까지 포함해서 맥락을 보면, 이놈 이상하게 신내림이나 빙의에 신경 쓰는 것 같다. 처음 찾아온 대상도 시문이 아니라 할머님이었다고 하고. 그러고보면 이놈 능력은 귀신을 '보고' '베는' 것 뿐이라 아주 일방향이다. 시문은 일단 '꽝'하고 한대 쳐서 워워 진정해 를 시전한 후 대화를 하는 쪽으로 유도를 하고, 바람은 각종 부적과 스킬로 공격 뿐 아니라 봉쇄나 무력화도 쓸 수 있고, 일시적이나마 강령이 가능한 소피아는 말할 것도 없는데, 김멍게만 오직 베고 파괴하고 귀신조차 죽이는 힘 밖에 없다. 강령이나 빙의는 이놈이 가진 힘에서는 가장 거리가 먼 스킬인 셈. 그렇다면 이놈이 결국 노리는건 그쪽 계열이 아닐까. 자신이 그릇이 되어 신을 받거나, 아니면 다른 육신을 매개체로 무엇인가를 씌이게 하는 것.
어떻게 보면 미사엘과 비슷한 계통의 목표인데. 정말로 '죽은엄마 되살리기' 프로젝트라도 하려는 건지. 그러나 만약 그렇다해도 이놈에게 중요한건 그 목표가 아니라 동기가 될 것. 아주 질척하고 음습하고 지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굳이 마마보이 프로젝트가 아니라도 이놈이 움직이는 동기 자체가 그런 지독한 것일 지도. 아마도 시문의 사고와 상식, 살아온 세계관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이거나 이해할 수 없는. 그걸 생리적으로 파악해서 시문도 그렇게 말끝마다 난 널 믿지 않는다고 족쇄를 거듭 채우고 방벽을 고쳐세우고 하는 거겠지. 그가 동정심에 호소하여 풀어낸 짤막한 과거 한토막이 그냥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미끼였다는 걸 시문도 알고, 시문이 안다는걸 텐카도 알 듯.
앙금(2) 감상
그동안 귀신을 대하는 태도나 사고방식에 있어서 시문과 텐카가 거울처럼 정반대 상, 대립되는 입장이라고 생각했다. 트위터에도 간략하게 썼지만.
1. 텐카 -태평해보이는데 예민하고. 권 -태평해보이는데 예민하고. 미사엘 -태평해보이는데 예민하고. 시문 -태평해보이는데 태평하고. 그래서 과연 최강인 거로군.(...)
덤으로 안보현 -예민해보이는데 예민하고. 속 좀 터지겠어요.
2. 개인망상일 뿐이지만 시문이 그렇게 태평하고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건 그가 분실된 인간이기 때문이겠지. 과거가 있어서 얽매이는게 텐카라면 시문은 아무리해도 자신이 누군지 모를 미싱링크가 있기때문에 도피할곳도 어리광부릴곳도 없어진 인간.
3. 반추하며 되돌아볼 과거가 없다, 그래서 현재 자신을 과거와 비교하며 연민하지 않는다, (이런저런 에피소드에서 여러 인물들과 얽히며 나온 반응이) 타인의 슬픔 후회에 둔감하다, 그런 주제에 죽은자들의 요구에 민감하다, 자신이 믿는 정의에 의심이 없다.
4. 이런 특성을 보면 사실 믿는쪽이 반대로 돌아섰다면 훌륭한 사이코패스의 적성도 충만한데. 그럼에도 형사가 된 걸 보면 그의 텅빈 부분을 채운 대체물은 '선의'가 맞을 듯. 누군가의 선의, 그를 분실된 인간으로 만든 장본인의 선의. 그런 모순덩어리가 시문.
(왜냐하면 오프닝에서 할머니는 어린 시문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그에게 '무엇인가를' 저질렀고, 시문은 이해한다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무엇을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겠다만 분명 할머니는 손주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해서는 안될 금기를 건드린 것이다. 그 이전의 기억을 잃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할머니가 자신에게 무엇인가 했다는 걸 전혀 떠올리지 못하는 걸 보면 그 의식에 대한 기억은 확실히 시문에게 없다.
즉 자신에게 일어난 끔찍한 일, 그걸 막기 위해 할머니가 자신에게 저지른 짓, 그를 위해 할머니가 어긴 금기, 이 모든 게 그에게서 비워진 것이다. 진정한 시문의 핵심이 전부 날아가 버렸다. 그를 그렇게 만든 건 결국 할머니의 선의였다.)
5. 그 거울이 되지 않을까 싶은 쪽이 텐카. 그는 텅 비지 않았지만 자기자신만으로도 꽉 차 있던 곳에 악의가 꾸역꾸역 들이밀어져 폭발 직전인 모양이므로.
(텐카에게도 '무슨 일'이 일어났지만 그 누구도 그를 위해 금기를 범하면서까지 그를 비워내지 않았다. 오히려 양육자의 포기로 인해 그는 근원도 모를 자신의 능력을 완전히 혼자서 떠맡았으며 그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그 자신의 표현으로는 '일탈'이었다. 그렇다고 지금이라고 완전히 극복 했을까? 절대로 아닐 듯. 자신이 귀신을 대하는 태도와 동기를, 십수년도 더 전인 14살 때 경험에서 끌어오는 걸로 봐서는 이놈은 여전히 애다. 어쩔 줄 몰라하던 능력을 다루는 법만 알았지 극복 못하고 사로잡혀 있는 어린애 그대로.)
그래서 그동안 텐카와 시문이 서로 정반대라고 여겼다. 그런데 진정한 의미로 텐카의 정반대 인물상으로 권이 나왔다. 똑같은 근원을 가졌는데, 하나는 그쪽에서 자기가 있을 자리를 평온하게 찾아내고 다른 하나는 겁먹은 채 그나마 있던 자리도 빼앗겼다. 귀신을 본다는 능력 앞에서, 시작된 시기가 달라서였는지 본인의 반응이 달랐고 보호자의 반응과 환경도 달랐다. 그리고 둘다 칼을 잡게 됐는데, 하나는 살리는 칼 하나는 죽이는 칼, 하나는 산자를 상대로 다른 하나는 죽은자를 상대로. 그래서 하나는 죽은자가 왜 떠나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하나는 죽은자는 섞일 수 없으며 베어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실제로도 죽여 없앨 수 있다.
슈나벨님 왈, '왜 그래야만 하는지 의심하지 않고 믿었던 시문이 권이나 텐카를 통해서 계속 믿음을 시험받고 나아가게 되겠네요.'라고. 그러게. 자신을 사이에 두고 서로 정반대인 두 주장이 충돌하면 시문은 어떻게든 자신을 증명해야 할 텐데. 그런데 이 둘을 떨쳐낼 수 있을 만큼 절박하게 '그래도 구해야 한다'라는 것이 시문의 안에 있기는 할까. 시문이야말로 그렇게 텅 비어있는데.
시문은 권에게 맞서 '그래도 구해야 한다'라고 하기 위해서는 자기 주장을 강화해야 할 것이고, 그렇다보면 지금 어찌어찌 좋은게 좋은 거지 라고 대충 화해하고 넘어간 텐카의 '죽여야한다'를 다시 검증해야 할 것이다. 먼저 텐카부터 쳐내야 권에 맞서 주장에 힘이 생길 것이다. 아니면 시문과 부딪치기 전에 뿌리를 뽑기 위해 먼저 텐카부터 나설 지도. 여튼 지금 상황은 시문이 계속해서 텐카에게(농담 섞어서. 그러나 진담으로) '난 널 의심한다, 믿지않는다'라고 되풀이해 왔으니까. 그리고 텐카보다는 왠지 모르게 권에게 더 믿음이 가고 있었으니까.
그걸 다 떠나서 텐카가 권의 존재를 알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자신과 그렇게 정반대인 권을 과연 텐카가 납득할 수 있을지. 고강도에게도 그렇게 넉살좋게 잘 파고든 놈이지만 권만은 생리적으로 참을 수 없을 듯. '텐카가 보기에 권은 복에 겨워 터진 놈이고 권이 보기에 텐카는 자기가 제일 경멸하는 겁쟁이 중 상겁쟁이.' 텐카는 권처럼 될 수 있었다. 텐카가 잃어버린 인생이 권에게 있다. 무서워하지 않았더라면. 도망치지 않았더라면. 텐카가 살아남기 위해 & 자기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자라던 환경에서 뿌리째 뽑혀나가며 '일탈'해 가며 몸부림 쳐 온 것을, 권은 '그게 뭐가 무섭다고 그래?'하고 경멸할 테니.
아무래도 아이들도 있고 해서 권이 주장을 굽히고 시문 쪽과 화합할 일은 없을 듯하다. 그러면 텐카의 2차대지랄이 일어나고 그러면 입장상 시문과 마찰을 일으키려나. 선무당 짓은 여기까지. 어쨌든 구도가 재미있어져서 어떻게 뒤집히려나 모르겠다.
덧붙여서 : 텐이 권과 만나도 아무렇지도 않을 가능성
이 아슬아슬한 균형 속에서 결국 목줄 쥐는 건 이시문일 거란 사실이 왜 이렇게 좋지.
그리고 덤으로 뻘한 망상도 하나 더.
앙금(5) 감상
권이 현재 직업을 택한 동기와, 세상에 남아 떠돌고 있는 죽은자들을 왜 굳이 보내야 하냐는 기본 스탠스가 어디서 나왔는지 이번 편에 밝혀진 셈. 이 정도면 시문의 입장과도 타협 못 하고 더더군다나 텐카하고는 불구대천의 원수 되기 십상일 텐데.
지금껏 바람이나 텐카에 가려져서 잊고 있었는데 소피아야말로 밝혀진 게 없다. 주인공과 얽힌 과거편까지 (그것도 멤버 중 제일 먼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거로 인해 그녀가 현재 어떤 영향을 받았고 시문에게 어떤 감정을 품고 있으며, '그녀를 어떤 인간으로 만들었는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어린 시절 치명적이었던 시간과 상황을 공유한 시문을 그녀는 어떻게 보고 있지?
포스타입에서 더 옮겨오기 힘드니 이전 감상과 썰들 링크는 이쪽으로 : 감상 / 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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