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 감상/썰/그림

연재분 심문(3) 간략감상 / 특영반

아스토르 2016. 11. 6. 17:43

 

 

  요즘도 역시 밀도 있게 꽉꽉 눌러담은 정보량 많은 대사들이 나온다. 소피아란 인물의 배경이 드디어 희미하게나마 드러나기 시작. 지금까지는 사실 시문-텐카가 정-반을 이루고 소피아가 바리신의 힘을 나누어 받았으니 합을 위한 열쇠가 아닌가 싶었지만 전혀 아니었고요. 일단 드러난 사실로 보면

 

 

  1. 텐카보다는 오히려 소피아가 어린 시절 학대경험자. 첫등장에 실어증 얘기부터 할머니 입으로 어머니에게 거의 내버리다시피 맡겨졌단 암시가 있었더랬다. 그 나이 아홉살? 열살? 정도였을 텐데, 그때부터 이미 친절을 이상하게 여길 정도였으니. 게다가 그 친절이 <천성>을 바꾸진 못했다고 했다. 오히려 그녀에게 있어 그 예외적인 시문 일가의 친절은 그녀가 태어나서 경험했던 세상을 확신시켜 주었을 뿐.

 

 

  2. 옛날 폴더 뒤지다가, 초반부 충돌(1)편의 부분을 찾아냈다. 이런 씬이 있던 것 기억들 하시는지?

 

 

 

 

 

소피아가 한국에 건너올 수 있던 건, <청장>의 전화로 소모스가 한국에도 등장했다는 걸 알았기 때문.

대체 한국 경찰청 청장과는 어떤 관련이 있어서?

 

그리고 미국에서 '정계인물이 살해당한 적 있다'는 점도 살짝 걸린다.

소피아가 한국 경찰청장과 다리놓인 것도 저 정치인이 역할을 했던 게 아닐까. 소피아의 배경이라던가.

 

 

 

 

 

미국에서 영능력 동료가 없던 것도 아니다.

이 점은 최근 백문심과의 문답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

 

 

  3. 그녀는 확실히 자신만의 '정의'로 움직이는 게 맞다. 그러나 소피아의 정의는 시문의 정의와 전혀 다르다. 그녀는 정의를 선의라 보지 않는다. 오히려 선의는 그녀에게 있어 독이 되었을 지도. 선의 자체만으로는 얼마나 무력하고 의미없는지 어린 시절에 지나치게 깨달아버린 것이다. 힘없는 선의는 단지 무지하게 이용당할 뿐이고, 자신은 그 선의를 한없이 애틋하고 귀하게 여기지만 그것으로 끝. 어린 시절 다친 몸과 마음을 감싸주던 이불을 부정하진 않아도 그 이불이 세상 밖 싸움까지 책임져주진 않는다고 여긴다.

 

  시문이라면 다르겠지. 세상의 이불까진 아니더라도 죽은자들 산자들 모든 상처받고 억울한 약자들이 조금이라도 덜 춥게 하기 위해 무작정 싸우는 시문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그까짓 이불 같은 건 어린 시절 감상이고 악은 근원부터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그렇게 목적없이 방황하며 하나하나 사연을 들어주겠다는 시문을 그녀는 이해 못 한다.

 

 

  굉장히 재미있는게 오히려 소피아 쪽이 산전수전 다 겪은 주인공의 멘토급 히어로 같잖아. 결코 합을 이끌어내 주는 해답 같은 인물이 아니라, 오히려 시문이 자기 의지대로 살기 위해서는 한번 깨부숴야 할 존재일 지도 모르겠다. 같은 뿌리에서 나왔기 때문에 더 크고 더 강력한 적수. 예전에 소피아가 안티히어로면 좋겠다고 쓴 적 있지만 이런 식의 대립항 너무 좋지 말입니다. 다시 한번 시문과 소피아의 체스판 흑백킹 구도 떠올라서 좋아 죽고.

 

 

 

  4. 그럼 김텐식이 말인데.

 

 

 

 

  나 이 부분도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 최근 3년 일본에 체류했다->그러나 전화통화로 봐서 지금 줄 댄 조직은 독일이다, 이 부분은 전에도 되새긴 바 있지만. 가족 친척 주변인 중에 영능력자가 하나도 없단다. 그럼 독일 조직은 가족 비즈니스가 아니었던 건가? 아니면 FBI 도 속여넘긴 가짜 이력인가? 이놈도 대체....

 

  일단 소피아가 방향은 다를 지언정 뿌리에서 정의를 찾는다면, 이놈은 시작점부터가 다르다. 이놈은 정의 따위 흥미도 없고 내면에서 갖고 있는 이상도 없다. 텐카의 유일한 정의라면 그저 이익. 다시 말하면 생존.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놈은 소피아와 시문과 딱 하나 다른 면이 있다. '변할 수 있다'는 것.

 

 

  소피아나 시문처럼 믿는 바를 위해 투신하는 짓 따위 어림도 없고, 이놈에게 종교라면 신념-세상-정의-선의 따위가 아니라 자기자신이다. 말하자면 꼴리는 대로 최대한 길고 가늘게 살다 뒈지는 것. 게다가 소피아가 시문의 반처럼 나오니 텐카는 역시 애초 인상대로 조커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어느 쪽에 붙어도 말이 될 것이다. 이놈이 소피아와 편먹는 가능성은 사실 생각해 본 적 없는데 그렇게 서로 싫어죽는 주제에 손잡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거 너무 좋은데.

 

  아니, 그리고 저 심문장면에서 있는대로 불쌍한 척, 부모 따위 필요없는 척, 한 주제에 일단 셋 중에서, 아니 바람이까지 합쳐서 넷 중에선 그나마 어린 시절 제일 평탄한 시티보이였다는 사실이 새삼 뿜겨 죽겠다. 질풍노도의 사춘기 이후에 삐끗했지만 최소한 열살도 안 된 나이에 사람들 저거 저렇게 친절해서 어쩌나 간쓸개 다 빼먹히겠네ㅉㅉ 걱정해주는 어린이는 아니었잖아. 아이구 하찮다, 이놈의 람부탄ㅋㅋㅋㅋㅋ

 

 

  5. 이시문. '어렴풋이 기억나는 명자씨는 안 그랬는데'하는 이시문 은근 설렜음. 소피아가 그렇게 인상적으로 기억할 만큼 선의와 사랑 속에 자랐던 이시문. 아버지는 끝까지 할머니에게 감춘 비밀이 있었고, 어쩌면 양친의 죽음 자체가 집안 전체의 금기가 되었을 이시문. 소피아가 아무리 그후 선의라는 것을 더 냉정하게 받아들이게 됐다 할지라도, 그녀의 인생 전체에 큰 영향을 끼쳤을 이시문. 그럼에도 정작 아무것도 모르는 존스노우보다 더한 남자.(.....)

 

  심문(1)편에서도 이시문만 빼고 전부 다 알고 있었다는 사실도 뜻밖이었다. 소모스도 '한국에 가면 큰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아마 안보현이 정보를 제공해서 왔다는 암시. 심지어 강산 부부와 백문심도 몰랐던 '큰 힘'이 누구에게 있는지, '언제 어떻게' 깨어나는지에 대한 정도.

 

 

  그리고 정보제공자도 없는데 미리 그걸 알고 딱 타이밍 맞춰 와 있던 김텐카.

 

 

 

 

  댓글 감상 남겨주시는 모님께서도 쪽지로 이렇게 부르짖으셨고요.(인용 허가해 주신 모님 감사합니다 넙죽넙죽) 그런데 이 정도까지 되면 이젠 이시문이 제일 수상한 것이다. 정말 얘 아무것도 모르는 걸까? 주변 사람들이 의혹 하나씩 꺼낼 때마다 어느 장단에도 맞장구 치지 않고 입 다물고 있는 것도 요즘 수상해 보여.

 

  하긴, 얘도 이리저리 굴려지며 버텨낸 전력에 머리 팽팽 돌아가니 저렇게 침묵하면서 머릿속으로 생각이 돌아가고 있겠지.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일이니까. 자기 힘 뜯어먹으려고 모여든 저 하이에나들 그 누구보다도 가장 절실하고 필사적이겠지. 그 선량한 정신으로 볼 때, 자기 하나만의 일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준 할머니와 부모님까지 걸린 일이기 때문에 더더욱.

 

 

  진행될 수록 보면, 이 이야기의 진짜 장르는 퇴마액션물이 아니라 호흡 긴 미스테리 같기도 하다. 주요인물들이 전부 무언가를 공유하지만 그게 전부 약간의 사실과 약간의 거짓을 얹은 조각일 뿐. 서로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어서 결국 누가 무슨 거짓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는. 그 중심에 시문이 앉아서, 마치 거미줄 한중심에 앉아 하나씩 하나씩 차근히 토막난 벌레 껍데기를 모으는 것처럼 진실 조각들을 긁어모으고 있다고 생각하면 Hㅏ.........

 

 

  어쨌든 또다시 수사 이야기 전개인 것 같아서 좋다. 이반장님 열일하면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수수께끼 풀고 귀신 사건 파고드는 것 좋아요. 게다가 이번엔 수사반에 사람도 늘어서 북적북적 해 져서 더 그렇고.

 

 

  또 허가받고 강탈해온 가져온 슈나벨님 감상도 보고 가시라.

 

 

 

 

 

 

시문 아버지가 재등장하면 저도 구를 겁니다. 진짜야.(...)

 

 

 

 

 

 

Hㅏ...... 귀신보다 더 지독한 이반장 미모 좀 보게.

 

 

 

그리고 아래는 뻘소리. 이시문 샤먼 프레지던트-_- 하라는 조크입니다.

 

 

 

 

 

 

 

 

 

그리고 뜬금없지만 남이 차려주는 밥상이 최고라는 잡담을 하다가

 

 

 

 

 

 

 

맞춤형 정리가 너무나 완벼크한 겁니다. 권력형 킹메이커와 은둔 잠룡.

이래서 또 킹과 퀸과 조커 얘기가 또 나왔는데 그건 다음 이 시간에.

간만의 잡썰이라 너무 길어져서 그간 쌓인 잡담망상도 나눠서 다음 이 시간에.

 

 

보너스. 아래에서 위로 읽어주시라.

 

 

 

 

 

그렇다고 합니다. 아무데서나 국제변호사 사칭하면 안돼요, 내 망상 속의 멍게야.

 

 

 

  초기 특영 글연성들 : http://tensi.postype.com/

 

  초기 특영 감상들, 그림들 : http://blog.naver.com/sleep_less